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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영화에 이런 진중한 영화가 있었다니. 영화 추기를 다 보고 난 후 든 생각입니다. 홍콩영화 추기(雛妓). 추기라는 말은 중국에서는 18세 미만의 매춘부를 뜻한다고 합니다. 영어 제목은 Sara(사라)인데요, 사라는 극중 여주인공(채탁연)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솔직히 채탁연이 주연으로 나온다고 하길래 봤었는데요, 아무 기대도 없이 봤다가 꽤 괜찮은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던 작품이에요.

 

 

영화 사라는 상영시간 1시간 35분으로 그리 긴 영화는 아니에요. 주연은 웬만한 홍콩영화에는 다 나온다는 임달화. 그리고 비밀 결혼과 이후 이혼 후에 2014년부터 다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채탁연. 늘 귀여운 이미지의 그녀를 이런 성인영화에서 볼 줄이야. 하기야 그녀도 이제 30대 중반입니다. 감독의 경우는 구예도(1961년생). 무려 70여편의 영화에 출연 혹은 감독 혹은 촬영을 했지만 한국에 알려진 작품은 엽문 3, 4정도네요. 하지만 이제 전 영화 사라의 감독으로 그를 기억할 것 같습니다.

 

영화 사라는 시끌벅적한 액션도 코미디도 아닙니다. 아주 진지한 드라마에요. 이 영화의 줄거리(결말 스포는 없어요)와 개인평은 다음과 같습니다.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잠자고 있는 사라(채탁연)를 성폭행하는 양아버지. 엄마는 문밖에서 그저 발만 동동 구를 뿐 아무 것도 하지 못합니다. 그렇게 가출을 한 후 제멋대로 살던 사라.

 

우연히 낚시를 나온 공무원(임달화)을 만나게 되고 가까워집니다. 가정이 있는 남자였지만 사라를 스폰하며 수년간 애인처럼 지냅니다. 그 와중에 사라는 대학을 졸업하고 기자가 되죠. 그리고는 자신이 취재한 내용이 기사에 실리지 않는 사건이 발생하고 태국으로 머리를 식히러 간 그녀는 예전의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한 소녀를 만나게 됩니다.

 

 

 

영화의 내용은 아주 드라마틱하게 전개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긴박한 호흡도 그리 없는 편이구요. 웃음기와 액션도 없는터라 어찌보면 조금은 지루할 수도 있겠지만, 영화가 끝나고 왠지 모를 서글픔과 아련함이 묻어나는 영화 같아요. 재미로 본다기보다는 진지한 홍콩영화를 한번 본다는 생각으로 접근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어찌보면 채탁연의 변신이라면 변신이라고 할 수 있는 그녀의 연기. 예전의 마냥 귀엽기만 하던 그녀가 아니라 이런 진중한 역할도 꽤 잘 어울리네요. 노골적인 노출은 없지만 그녀의 농도짙은 연기도 볼 수 있고 말이죠.

 

 

 

이 영화를 보면서 홍콩의 야경이 누군가에게는 참 스산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도 듭니다. 한 소녀의 가출로 시작된 영화는 한 여인의 일생을 비추면서 또 다른 소녀의 구원으로 이어지는 듯하지만 그마저도 온전한 해피엔딩을 허락하지는 않네요. 영화를 다 보고나면 이 영화의 이야기가 영화속에서만 펼쳐지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누군가에는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는 생각에 슬퍼져요.

 

늘 무협, 경찰, 갱, 코미디장르를 통해서 홍콩영화를 봤는데요, 이런 사회적 문제를 짚어주는 홍콩영화도 꽤 괜찮네요. 물론 한국에서 만든 이런 류의 영화들 보다는 내용전개나 깊이가 좀 덜하기는 합니다.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추천드리고 싶은 영화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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