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반응형

통영에서 1년 가까이 살았던 적도 있었다. 통영을 떠난 이후에도 몇년에 한번씩은 꼭 가보는 곳이기도 하다. 통영은 나에게 있어서는 평안을 주는 곳이다. 갈 때마다 작은 설렘과 함께 다녀오고 나면 다시 일상을 살아가는 힘을 충전하는 것 같다. 최근에 유인영 이미도 주연의 영화 통영에서의 하루를 봤다. 통영과 인연이 깊은 나로서는 제목을 보자마자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보게 된 영화였다. 그리고 주인공이 느꼈던 그 감정을 고스란히 공감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 감정에 있어서는 내가 선배이지 않을까 싶다.

 

인생에서의 가장 눈부신 때, 가장 행복했던 때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또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인생이라는 것이 우리가 생각하는대로만 흘러가지는 않는다. 때로는 즐겁고 행복하지만 때로는 실패의 연속이다. 또한 세상에 이리 치고 저리 치면서 내가 가진 자존심을 내세울 때도 있고 포기해야할 때도 있다. 그런 다양한 감정들이 이 영화 속에 잔잔히 녹아들어 있다. 통영에서의 하루 줄거리 결말이다. 우선, 인터넷 상에 있는 간단한 도입부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한 때는 잘나가던 뮤지컬 기획 팀장 희연(유인영). 화려한 지난 날과 달리 뭐하나 뜻대로 되는 것도 없고 결국엔 회사에서마저 잘리게 된다. 방황을 하던 그때 어느 날 연락이 두절 된 전 직장 동료 성선(이미도)에게서 전화가 오면서 자신의 가장 눈부셨던 시절을 함께했던 그녀를 만나기 위해 통영으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싣는다. 하지만, 7년 만에 만난 성선은 자신이 기억했던 모습과 달리 촌스럽고 평범한 엄마가 되어 있고, 성선은 멀리서 온 희연을 위해 가족들과 함께 통영을 소개해준다며 그녀를 이끄는데 모든 것이 괜찮았던 지난 날의 꿈을 찾을 수 있을까?"

 

가장 눈부시게 아름다웠던 시절 만났던 두사람 희연(유인영)과 성선(이미도). 그들은 같은 직장에서 근무를 하고 있었어요. 성선의 경우 고향 통영을 떠나 서울로 와서는 성공을 하기 위해 취직을 하죠. 거기서 희연을 만나게 됩니다. 성선은 직장내에서 평이 그렇게 좋지 않습니다. 지각도 잦고 뭔가 작은 문제들을 노출하게 됩니다.

 

하지만 희연과 성선은 직장 내에서도 굉장히 친하게 지냅니다. 그리고 어느 날 덕수궁을 같이 걷고 있을 때, 그들의 가장 찬란한 순간이 찾아왔을 때, 그녀는 무언가를 결심한 듯 직장을 그만두고는 통영으로 내려가 결혼을 하고 아이 둘과 함께 살게 됩니다. 그리고는 7년의 시간이 지납니다. 7년의 시간동안 희연은 나름대로 성공한 듯하지만 결국 내리막길을 걷게 되고 회사에서 잘리는 처지가 되죠. 그때 성선에게서 전화가 옵니다. 통영으로 한번 놀러 오라고 말이죠.

 

희연은 그렇게 서울에서 통영으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싣고 성선을 만나러갑니다. 버스 안에서는 여대생이 건너편 자리에 앉게 되는데 은근한 질투심을 느끼게 됩니다. 마치 "나도 저렇게 푸르던 날이 있었는데."라고 말이에요. 세월이 흐른 후 찬란한 시절이 지나감을 느끼게 된 희연은 마음 속에 뭔가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과 함께 자괴감마저 느낀 것 같습니다.

 

 

밤 늦게 통영에 도착한 희연은 마중 나온 성선을 보고 깜짝 놀랍니다. 어색한 화장, 아이들 업고 나온 성선의 모습은 자신이 기억하던 7년 전의 그 성선의 모습이 아니라 이제는 삶의 연륜이 묻어나는, 어쩌면 생활 속에 조금은 찌든 모습이었다고 할까요. 

 

그렇게 다시 성선과 만난 희연은 다음날 함께 통영을 여행하게 됩니다. 성선의 남편 두관(박정철)이 운전을 하고 아이까지 데리고 통영을 돌아보게 됩니다. 하지만 여기서 한번 더 경악(?)을 하게 되죠. 바로 성선의 어릴 적 친구인 평재(신현탁)가 동승을 하게 됩니다. 희연은 성선에게 혹시 여행하면서 평재와 자신을 엮어줄려고 하는거냐며 노발대발을 하죠. 성선은 그런 것 아니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렇게 어색한 동행이 시작이 되고 통영의 미래사를 비롯한 몇군데 여행을 하면서 비로소 두 사람은 지난날 미쳐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하나둘 하게 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에게 익숙해지고 또한 선입견을 가졌던 평재와도 어느덧 대화를 나누는 등 통영에서의 하루를 그렇게 평온하게 보내는 듯 합니다. 하지만 평재의 어머니가 갑자기 쓰러지게 되고 평재와 두관은 함께 평재의 집으로 가게 되죠. 둘만 남게 된 희연과 성선은 어느 카페를 찾아 마음에 있는 대화를 비로소 나누게 됩니다.

 

희연은 우선 성선에게 미안하다고합니다. 늘 성선이 먼저 전화를 하게 만들었다면서 말이죠. 성선이 언니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늘 전화를 받기만 했다고. 성선은 괜찮다며 이렇게 통영에 직접 와준 것만으로도 좋다고 합니다. 그리고 희연이 성선에게 묻죠. 왜 갑자기 직장을 그만두고 통영을 내려왔냐고 말이죠. 성선은 덕수궁 돌담길을 걸을 때에 느꼈다고 하죠. 다시 못 올 것 같은 찬란한 봄. 거기서 꿈을 깼다면서. 꿈을 깨고 나니 돌아갈 곳은 집 밖에 없었다고 고백을 해요.

 

이에 희연은 성선이 통영으로 돌아간 다음부터 성선의 전화를 피하고 싶었다고 해요. 누구보다 성선에게 잘 보이고 싶었다면서. 절정의 시절이 지나고 점점 시시해져가는 자신의 인생이 들킬까봐 성선의 전화를 선뜻 받지를 못했던 거였어요. 하지만 성선은 희연에게  지금까지 잘 해왔다며 늘 네가 부러웠다고 이야기를 해 주죠. 희연은 이에 지금까지 잘난 척, 잘 사는 척 자신도 속이고 희연도 속였다고 고백을 해요. 그렇게 하루의 동행이 끝나고 희연은 서울로 올라가는 버스에 몸을 실어요. 그 전에 마지막으로 성선에게 이야기를 하죠.

 

"항상 이 자리에 있어서줘 고마워."

 

성선은 이에 희연에게 마지막으로 이야기합니다.

 

"니는 내가 아는 사람 중에 최고로 멋진 사람이다."

 

그렇게 새로운 희망을 품고 희연은 다시 서울로 돌아오면서 영화는 끝이 납니다.

 

통영에서의 하루 줄거리 결말에 대해서 아주 상세하게 기록하지는 않았어요. 대략적인 줄거리와 결말은 위와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지루하지 않게, 오히려 주인공이 느끼는 감정선을 따라가다보니 꽤 재미있게 본 영화에요. 영화를 보면서 장면 하나하나 대사 하나하나를 집중해서 본다면 의미있는 영화가 될 것이라 생각을 해요. 아직 보지 못하셨다면 한번 꼭 챙겨보세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