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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계상과 유해진이 주연한 2019년 1월 9일 개봉 영화 말모이. 12세 이상관람가로 상영시간은 2시간 15분. 연출은 택시운전사 각본을 맡았던 엄유나 감독이에요. 여성 감독으로 이번에 말모이의 각본과 감독을 맡았어요. 영화 말모이 최종 관객수는 286만명. 손익분기점이 280만명 정도였다고 하는데요, 극장 개봉 이후 부가판권까지하면 최소한 손해본 영화는 아니니까 이 정도면 선방한 것 같아요. 어찌보면 참 상투적이면서도 공식적으로 흘러가는 이야기구조일지 몰라도 찬찬히 보다보면 가슴이 뭉클해지는 그 무언가가 있는 영화에요. 삼일절 영화 추천 말모이 줄거리 결말 스포 가득합니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은 조선의 민족정신을 말살하고자 전국의 모든 학교에서 조선어 교육을 폐지, 조선어 사용을 금지하였다. 이에 조선어학회는 우리 말과 글을 지켜내기 위해 주시경 선생 사망 후 중단된 우리말 사전을 만들기로 한다. - 영화 "말모이" 중에서

 

1933년 북만주. 어두운 숲속길, 한 남자가 주시경 선생이 마지막으로 남긴 미완성된 사전 원고를 가지고 일본군의 추격을 피해 도망가고 있다. 이내 부상을 입고 언덕 아래로 떨어지는 남자. 그 남자는 류정환(윤계상)이다. 용케 그들의 눈을 피해 달아나는데 성공. 우리말 사전 말모이를 완성하기 위해 어디론가 향한다.

 

1941년 경성 조선극장. 극장 앞에서 일을 하고 있는 한 남자, 김판수(유해진). 그는 극장 앞에서 손님의 티켓을 점검하는 일을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의 똘마니들을 극장 안으로 들여보내 소매치기를 시키고 있다. 결국 그 일이 발각되면서 일자리를 잃게 된 김판수. 한편 학교에서는 판수의 아들이 학비를 내지 못해 선생님으로부터 매를 맞고 있다. 어떻게든 돈을 벌어야하는 상황.

 

전국을 돌면서 사투리원고를 모집하는 조선어학회의 대표 류정환. 하지만 일본의 감시가 심해지면서 자유롭게 하지도 못하는 실정이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서 동료들과 그의 일을 하려고 한다. 황해도 사투리 원고를 가지고 경성으로 돌아오는 날, 역에서 판수를 비롯한 그의 친구들로부터 소매치기를 당한다. 말끔히 차려입은 그를 보고 돈이 많다고 생각했나보다. 정환의 가방을 낚아채서 달아나는 판수. 하지만 결국 잡히게 되고 정환이 눈감아주게 되면서 상황은 마무리 된다. 정환이 조선어학회에 돌아와서는 동료들과 이야기하던 중 그의 이름을 말하게 되고 그 중의 한명인 조선생이 김판수를 알고 있다. 감옥에서 여러모로 도움을 받았다며 그를 찾아간다.

 

판수는 아들 학비 때문에라도 일자리가 필요한 상황. 김판수는 조선생의 제안을 받아들이지만 정환은 소매치기이면서 글도 모르는 사람과 함께 일할 수 없다며 완강히 거절한다. 하지만 결국 다른 동료들의 설득으로 모두 같이 일을 하게 된다. 조선어학회에서 심부름꾼으로 일을 하게 된 판수. 사사건건 정환과 부딪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한글도 배우면서 조선어학회에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심지어 각 지방 사투리 모음으로 어려움을 격던 조선어학회에 판수는 각 지방에서 온 자신들의 친구들을 모두 소집해서 사투리 취합에 결정적인 도움을 준다.

 

한편, 경성제일중학교 이사장인 정환의 아버지는 과거 정환에게 한글의 중요성을 가르쳤다. 하지만 한국이 독립하기에는 불가능하다고 생각, 친일을 하기로 결심하고 일본의 명령을 따른다. 하지만 아들 정환이 조선어학회 대표여서 여간 곤란한 처지가 아니다. 아들에 대한 압박이 들어오면서 그의 입장도 난처해진다. 아들을 불러 조선어 사전을 만들지 말라고 호통을 치지만 정환의 의지는 변함이 없다.

 

판수의 도움과 정환을 비롯한 조선어학회 동료들의 노력으로 조선어 사전이 완성되어가는 무렵, 갑자기 일본군이 조선어학회로 쳐들어온다. 그리고는 비밀 장소에 감춰둔 십여년이 넘게 걸려 만들어온 사전 원고를 빼앗기고 만다. 이에 정환과 동료들은 판수의 친구들 중의 한명이 밀고를 한 것이 아니라고 판수를 다그친다. 하지만 나중에 알고보니 조선어학회 동료 중 한명의 아내가 형무소에 있는데, 그걸 이용해 일본군이 그 친구를 회유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와중에 조선생이 끌려가게 되고 결국 모진 고문끝에 죽게 된다. 배신을 한 조선어학회 동료는 아내를 찾으러가지만 아내는 이미 사망, 결국 일본군에게 이용만 당하고 조선어학회를 배신한 결과만 낳는다.

 

모두 낙담을 하고 있을 때 조선생의 아내가 또다른 사본을 가지고 있다며 정환에게 연락을 한다. 조선생이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서 사전 원고를 퇴근 후에 자필로 일일이 써서 사본을 만들어두었다는 것이다.

 

사전의 원고를 바탕으로 이제 공청회를 통해서 전국에서 대표들을 모아 완성을 하는 것만 남았다. 하지만 일본의 감시 속에서 많은 사람들을 한 군데 모아서 공청회를 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 결국 정환은 기지를 발휘한다. 일부러 친일을 하는 척 하면서 관심을 돌린 후에 진짜 모임은 판수가 예전에 일하던 극장에서 밤에 따로 모여 공청회를 몇날 몇일 하면서 의견을 조율 사전을 완성해나가는 것이었다.

 

하지만 사전이 거의 완성되어갈 무렵 결국 일본군들이 공청회로 쳐들어온다. 입구를 봉쇄하고 저지해보지만 역부족이다. 그 사이를 틈타 정환은 원고를 가지고 도망을 간다. 그 뒤를 판수가 따른다. 원고를 가지고 달아나던 정환과 판수는 결국 잠입한 형사들에게 잡히게 되고, 거기서 한바탕 몸싸움이 벌어진다. 그 와중에 총상을 입은 정환. 분노한 판수가 일본 형사들을 때려눕히고 은밀한 장소로 잠시 피한다. 총상을 입은 정환은 판수에게 원고를 부탁하며 부산에 가서 인쇄를 하라고 부탁한다. 이에 원고를 가지고 역으로 간 판수. 그리고 정환은 결국 일본군에게 체포가 된다.

 

부산으로 가는 역에는 이미 삼엄한 경비가 쫙 깔렸다. 이내 판수는 발각이 되고 일본군의 추격을 피해서 도망을 가보지만 쉽지가 않다. 어떻게든 원고는 빼앗기면 안된다는 생각에, 원고를 어느 창고에 던져넣고는 홀로 도망을 가다가 결국 총을 맞고 죽게 된다.

 

이후 1945년 해방이 된다. 감옥에서 옥중 생활을 하던 정환은 대한독립만세라는 소리를 듣고 깬다. 이후 다시 모이게 된 조선어학회 동료들. 판수의 소식을 전한다. 결국 판수는 총에 맞아 죽은 후 아무때나 묻혔다고 한다. 그리고 판수의 아이들은 경성을 떠났다고. 그리고 얼마 후 판수가 죽기 전에 창고에 던져놓은 원고를 찾았다는 기쁜 소식이 날아든다. 사전 원고를 다시 찾은 정환. 거기서 한장의 편지를 발견한다. 판수가 손으로 직접 적은 편지다.

 

이후 정환은 판수의 아들과 딸을 찾으러 나선다. 단박에 정환을 알아보는 판수의 딸 순이. 뛰어와서 와락 정환을 껴안는다. 이후 완성된 사전을 정환은 판수가 마지막 남긴 편지와 함께 순이에게 보내준다. 교실에서 순이의 선생님이 판수의 편지를 읽으며 순이와 함께 눈물을 흘린다. 그 편지는 아버지로서의 미안함이 고스란이 적힌 판수의 편지였다.

 

조선어학회는 13년이라는 시간에 걸쳐 전국의 많은 사람들과 함께 말모이 원고를 완성한다. 하지만 1942년, 33명이 구속되고 2명이 고문으로 사망하는 조선어학회 사건이 발생한다. 해방 후 사라진 줄 알았던 말모이 원고가 서울역 창고에서 발견됨으로써 조선말큰사전이 탄생한다.

 

한국어는 현존하는 3천 개의 언어 중 고유의 사전을 가지고 있는 단 20여 개의 언어 중 하나이며 한국은 제2차 세계대전 후 독립한 식민지 국가들 중 거의 유일하게 자국의 언어를 온전히 회복한 나라이다. - 영화 "말모이" 중에서

영화 말미 판수의 죽음은 너무 슬펐어요. 꼭 그렇게 해야만 했는지. 어떻게든 판수를 살려서 조선말큰사전이 완성이 되고 그동안 동거동락한 조선어학회 동료들과 함께, 정환과 함께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장면도 좋았을텐데 말이에요. 요즘 한국 영화들은 왜 이리 비극을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요. 안그래도 요즘 팍팍하게 살기도 힘든데 영화마저 마지막에 슬픔을 주니까 마음이 좀 그렇네요.

 

하지만 영화 말모이는 군데 군데 깨알 재미도 있고, 감동도 있고, 특히 한국어의 중요성, 한국어를 대하는 생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영화 같아요. 우리가 늘 사용하는 한국어,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이것을 지키기 위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다는 것을 이 영화를 보면서 더욱더 절실히 깨닫게 되더라고요. 언어파괴가 많이 일어나는 지금, 요즘 세대가 더더욱 봐야할 영화가 아닐까 싶어요. 아직 안 보셨다면 영화 "말모이" 꼭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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